[국방일보] “내구성·디자인 탁월 … 시중 제품보다 낫다”

김철환 기자

  • 입력: 2010.08.23 23:32:31 / 수정: 2010.08.23 23:32:31
  • 기 사

피복은 전투력이다…피복은 전투력이다

 
휴식과 개인정비를 취하는 곳으로 장병들에게 ‘집’이라 불리며 전투력의 근간이 되고 있는 생활관. 그 안을 살펴보면 관물대 안에 가지런히 각을 잡고 있는 속옷과 양말, 시커먼 세면주머니, 슬리퍼 등의 피복·장구류가 눈에 들어온다. 군에서는 장병들의 편의를 위해 이러한 품목들의 개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혁신적 개선이 이뤄진 신형 팬티를 시험 착용한 바 있는 육군6군단 특공연대 장병들로부터 병영생활 피복·장구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육군6군단 특공연대의 서원종 병장은 “시험착용이 끝난 지 1년이 넘었지만, 탄력도 좋고 스타일도 좋아 여전히 즐겨 입는다”며 신형 팬티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함께 시험착용을 실시한 다른 장병들도 모두 이에 동의하며 “상용품 같다” “군용품의 느낌이 거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일과 이후 생활관에 모여 앉은 특공연대 장병들은 대부분 시원하고 편안한 러닝셔츠에 반바지 차림으로 환복하고 있었다. 신형 하운동복을 착용한 인원이 많았지만, 전역한 선임에게서 물려받았다는 얼룩무늬 반바지와 주황색 추리닝 바지도 눈에 띄었다. 깔끔함을 중시해 자주 세탁해 갈아입기를 바라는 신세대 장병들에게는 피복의 품질만큼 보급 수량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대변하는 모습이었다.

 

▲ 신세대 ‘슬림 디자인’ 신형 삼각팬티

 훈련을 받는 중에도, 작업을 할 때에도, 개인정비를 하며 휴식을 취하는 시간에도 항상 착용하고 있는 피복인 ‘팬티’. 군에서는 1985년에 보급을 시작한 이후 약간의 소재 변화 외에는 디자인에 거의 변화가 없었던 삼각팬티를 신세대 장병들에게 어울리는 슬림한 디자인과 소재로 대폭 개선했다.

 신형 삼각팬티는 기존 보급품의 펑퍼짐했던 엉덩이 부분과 늘어진 사타구니 부분을 대폭 축소해 활동성을 늘렸으며, 활용도가 떨어지는 앞트임을 없앤 것이 가장 달라진 점이다.

또 면 100% 재질에서 레이온 40%, 폴리에스터 60%의 재질로 바꿔 착용감과 신축성을 높이고 은나노로 항균기능도 추가했다. 특히 소재 변경을 통해 여러 번의 세탁 후에도 탄력을 유지하도록 했으며, 탈색과 보푸라기 발생도 억제시켰다. 또 청색과 국방색, 회색, 갈색 등 다양한 색상으로 좀 더 상용품에 가까운 느낌을 갖게 했다.

 전시 상황에서 적 활동지역에 침투해 정찰 감시 임무를 수행하는 특공연대는 무박 2일 장거리 급속 행군과 산악 행군 등 활동량이 많으며, 은거지 구축 시 땀뿐만 아니라 이슬과 빗물 등에 속옷까지 젖은 채로 장시간 갈아입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피복의 마모도가 높은 편이다. 이들은 신형 삼각팬티가 활동성과 내구도 측면에서도 우수해 병영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도연 상병은 “훈련에 몰입하다 보면 팬티가 젖고 더러워지는 것 정도는 신경도 쓰이지 않지만, 그것이 반복되면 금방 낡아서 문제”라며 “신형 팬티는 받은 지 1년이 넘은 지금도 모양과 기능이 그대로다”라고 말했다.

또 전희준 병장은 “기존 팬티는 세탁을 많이 하면 중요한 부위가 축 늘어지는 것이 단점이었다”며 “내구성 측면에서는 상용품을 능가하는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 시험부대 의견수렴 후 ‘추가개선’

 많은 개선이 이뤄진 신형 삼각팬티지만, 시험착용 후 발견된 문제점도 몇 가지 있었다. 고승현 병장은 “사타구니 쪽 고무줄이 조금 강하게 조이는 것 같고, 전체적으로 사회에서 입던 것보다 한 사이즈 작은 느낌이 있다”고 말한 뒤 “훈련 중 땀을 많이 흘리면, 통기성은 좋지만 땀 흡수는 약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백용선 상병은 “슬림한 디자인이 평소에는 편하지만 장시간 행군을 하면 뒷판이 엉덩이 사이로 말려들어간다”고 말했다.

 육군은 이러한 시험착용 장병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고무줄을 교체하고, 뒷판을 넓히는 등 장병들에게 최선의 제품을 보급하기 위해 추가적인 개선을 진행했다.

 한편 팬티와 짝을 이루는 러닝셔츠도 치수 규격과 봉제사 등을 변경해 늘어지는 것을 방지하고, 티셔츠 형태의 러닝셔츠는 소매길이를 줄이기로 했다. 팬티에 비하면 소폭의 변경이기 때문에 초도보급과 보충을 중심으로 이미 7월부터 보급하고 있다.

 생활관에서 항상 개수가 모자라 애를 먹는 슬리퍼도 많이 개선됐다. 기존의 딱딱한 PVC 슬리퍼가 가진 최대의 단점은 파손으로 인한 망실. 착용감을 떠나 내구성이 중요하다는 구세영 병장은 “슬리퍼를 1년 정도 신으면 발등 가운데 부분이 찢어질 조짐이 보이다가 한순간에 팍 끊어져 버린다”며 좀 더 튼튼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새로 보급할 슬리퍼는 무게가 기존의 절반, 가격은 기존의 두 배에 이르는 혁신품이다. 유연성이 좋고 충격흡수성과 방수, 보온성까지 갖춘 EVA 재질을 도입해 장병 편의와 내구성까지 잡았다.

 

▲ “피복에 부족함이 없도록 할 것”

 실사용 환경에 맞지 않아 활용도가 낮은 세면주머니와 손수건에 대한 개선도 이뤄진다. 기존의 세면주머니는 방수기능이 떨어지고, 한번 젖으면 물이 한참 동안 빠져나와 주변을 흥건하게 만들고 곰팡이가 생기는 등 소재에 대한 불만이 컸다. 또한 샤워용품이 커지고 많아진 것에 비해 주머니 크기가 크지 않아, 장병들은 소대나 분대별로 목욕 바구니를 구해 쓰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육군은 지난해 군장결속용으로 쓰는 작은 세면주머니로 개선을 구상했으나, 평시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판단에 기존 형태에서 방수 재질로 바꾸고 크기를 늘린 개선품을 보급하기로 했다. 또 주머니를 완전히 열어젖힐 수 있는 대형 지퍼 두 개를 달아 큰 목욕용품을 넣고 꺼내기 쉽게 하고 건조 편의를 도모했다.

 또 부드러움이 떨어져 장병들이 군화나 총기를 닦을 때 주로 쓴다는 손수건도 60수로 밀도를 높여 본연의 용도인 땀을 닦는 일에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장병들은 향후 병영생활 피복·장구류에 대한 추가적인 개선이 있다면 ‘스판 사각 팬티’를 도입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입대 전에는 스판 사각 팬티만을 입었다는 손호진 병장은 “스판 사각 팬티는 말려 올라가지도 않고 고무줄이 안 들어가니 사타구니가 쓸리거나 조일 일도 없다”고 말한 뒤 “특히 라인을 멋지게 잡아줘서 좋다”고 강조했다.

 또 장병들은 아직도 물려 입거나 모종의 경로로 속옷류를 확보하는 일이 종종 있고, 슬리퍼 역시 많이 망실돼 수량이 부족하다며 보급 수량이 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현재 속옷의 경우 팬티는 연간 7매, 러닝셔츠는 6매 보유하도록 돼 있으나, 이날 만난 장병들은 상병 기준으로 평균 10매 이상, 최대 15매의 팬티를 보유하고 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육군본부 이영우(중령) 피복계획장교는 “장병들의 선호도에 따라 예산 범위 내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스판 사각 팬티를 보급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며 “보급 수량의 경우에는 각 품목의 내구성을 높여 낡아서 못 쓰게 되는 물품을 줄이고, 망실된 분량에 대한 보충 보급이 쉽고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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