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꽃 치마를 두른 바다, 옥포만玉浦灣

(예) 해군제독 청산 전상중 書

  • 입력: 2010.08.15 23:28:33 / 수정: 2010.08.15 23:28:33
  • 기 사


▲옥포만



나는 매 주 몇 번씩은 어김없이 옥포만玉浦灣이 빤히 바라다 보이는 해변 가를 달린다.

무더위로 푹푹 찌는 도심지에 비하면 훈풍이라도 불어주어 금상첨화라.. 주변은 산과 어울려 초록의 물결로 넘실거리고, 은빛 햇살이 거울 같은 수면위로 흐른다.

현대 그리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장편소설 ‘그리스인 조르바’를 보면 새벽 바닷가 모래밭에서 눈을 뜬 희랍인 조르바가 ‘초록빛 꽃 치마를 두른 바다’를 바라보며 삶과 세계의 신비를 읽었고,

또한 여기서 그는 돋보기로 태양광선을 한 곳에다 집중시키면 태양열이 분산되지 않고 바로 그 지점에 모여 불이 붙듯이 수도사들도 정신을 한 가지 똑 같은 것에다 집중시켜 기적을 일으킨다고도 했다.

그렇다. 우리의 정신도 이와 같아서 정신을 한 곳, 오직 한 곳에만 집중시키면 우리도 그런 기적을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해 본다.

그래서 나 자신도 이와는 차원은 다를지 몰라도 아름다움을 또 다른 의미로 느껴보고 가끔 지나간 삶을 반추하면서 모군母軍에 대한 이러 저러한 생각을 가져본다.

옥포만玉浦灣은 거제시 동쪽 해안에 있는 만灣으로서 연근해는 바닷물이 맑고, 난류성 어족과 한류성 어족이 섞여 다양한 종류의 고급어종이 모여드는 천연의 어항漁港으로 이용되어왔으나, 최근에는 옥포항玉浦港이 한국 조선업의 중심지로 개발되면서 어항漁港으로서의 기능은 상실되어 가고 있다.

이런 옥포만玉浦灣이지만 역사적으로는 1592년 5월 7일 왜군의 침공에 의해 시작된 임진왜란 초기 전라 좌수사였던 충무공 이순신께서 경상우수사 원균과 함께 왜선 50여척 중 26척을 격침시켜 임진왜란 첫 승전지勝戰地이며 이후의 전황戰況을 유리하게 전개시키는 계기가 된 옥포해전지玉浦海戰地로도 유명하다.


▲옥포만 의식(2010년 2월)


또한 42년 전 그 차가운 바다에서 정식 사관생도로 태어나는 ‘옥포만玉浦灣 의식’을 치렀던 기억이 새롭다. 이 의식은 가입교생들이 충무공의 첫 승전지勝戰地인 옥포만玉浦灣에 입수入水해 생도로서 참다운 명예심 함양을 서약하는 전통 의식이라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나는 최근 우리 군軍과 해군海軍이 동 서해 기동훈련을 실시했고, 16일부터 을지프리덤가디언(UFG:Ulchi - Freedom Guardian) 연습을 하게 된다는 보도에 접하면서..

초록빛 꽃 치마를 두른 아름다운 이곳 옥포만玉浦灣에서 꿈을 키워나간 충무공의 후예들인 그들에게,

첫째는 그 '옥포만玉浦灣 의식' 그대로 초심을 잃지 말고 그리스인 조르바처럼 한 가지 똑 같은 것에다 정신을 집중시켜 나가야겠다는 것과 옥포만玉浦灣이 전세를 유리하게 전환시킨 임진왜란의 첫 승전지勝戰地임을 명심해야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군軍과 국민國民은 일찍이 ‘클라우제비츠(Clausewitz)’가 “궁핍에 길든 가난한 사람이 부티 나는 사람보다 더 용감하고 강인하다”라는 깊은 우려의 말로 국가 안보와 대북 정책을 놓고 국민 간에 갈등과 대립, 분열과 불신의 수준을 넘어 증오와 적개심이 표출되는 상황으로 발전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군軍의 전투의지戰鬪意志가 대단히 중요함을 강조하신 한 老兵노병의 충언忠言이 되살아난다.

끝으로 호기심을 자극시킬 만큼 멋진 사람.. 나도 그렇게 살고 싶어지는 그리스인 조르바.. 자나 깨나 국민國民과 군軍의 의식을 일깨우기에 바쁘신 한 노병老兵..

“오래 살면 오래 살수록 나는 반항합니다. 나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습니다.”라는 강한 어조語調가 나에게는 비할 데 없이 아름다운 바다이자 제 2의 고향으로 자리하고 있는 옥포만.. 그 초록빛 바다를 물들인다.

<승자勝者는 눈을 밟아 길을 만드는데 패자敗者는 눈이 녹기를 기다린다.(유태경전)>

 


 2010년 8월 15일

 진해 천자봉 기슭에서

 (예) 해군제독 청산 전상중 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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