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너머를 바라보자!
▲동해 추암 앞바다 무지개
동해의 고운 모래 속에는, 보석 같은 모시조개가 바닷물 속 발바닥에 감지된다. 손자들이 모시조개 잡는 재미에 빠져 시간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 사이 한줄기 소나기가 지나가고 수평선 너머로 비단을 펼친 듯, 아름다운 무지개가 걸렸다.(紫淸 權丁植님 作)
최근 우리 사회가 '세치 혀가 부른 엘리트의 몰락'이라는 기사로 시끄러운 것은 사실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조심해야 할 세치의 혀..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는 아주 교활하기 그지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참으로 많은 사람들을 나름대로 판단하고 내 중심의 잣대로 상처를 주고받지 않는지를 한번 돌아다보아야 하겠다.
나는 오늘 이런 세치의 혀가 만들어 내는 것 중에서 우리 사회의 병폐이자 독 버섯같기도 한 쑥덕공론에 대해 이야기 해 보려 한다. J. 모러스는 험담이나 비난, 그리고 쑥덕공론은 좁은 마음과 어리석고 우둔한 인격의 특성인 쩨쩨함을 드러내거나 갖추어야 할 예의에 중대한 결함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빅토르 위고도 "나는 언제나 모임에서 제일 마지막으로 일어서는 사람이 되고 싶다." 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렇게 해야 자신이 남들보다 먼저 떠났을 경우에 등 뒤에서 벌어질 자신에 대한 쑥덕공론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그로부터 한 세기가 훨씬 더 지난 지금도 상황은 여전히 마찬가지이며,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느 곳에서든지 그런 일들은 흔히 발생한다.
그래서 같은 말이라도 때와 장소를 가려서 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허물없는 사람끼리의 술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말과 공식 회의나 토론회 등에서 할 수 있는 말이 같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루바시크의 쑥덕공론에서도 보면 친구가 내 집에 떨어뜨리고 간 것이 은밀한 속내 이야기든 경망스런 험담이든 그 사람의 것이라는 걸 알게 되면, 내가 아무에게나 건넬 수 있는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네 삶의 주변에서 한 둘 모이기만 하면 자신도 모르게 범하게 되는 쑥덕공론이기도 하지만, 이제 남북의 체제갈등, 좌우의 이념적 대립, 동서의 지역적 분열, 계층 간의 알력 등 분열의 쑥덕공론으로 우리 사회가 절단 날 것 같기도 하다.
말하자면 작년 우리나라 사회갈등 비용은 OECD 국가 중 네 번째로 높고, GDP의 27%인 300조원이나 된다고 한다. 삼성전자의 작년 매출이익이 10조원이라니 쑥덕공론에 의한 사회갈등 비용만 줄이면 삼성전자 몇 십 개가 더 생기는 셈이라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아울러 이러한 쑥덕공론이 한 치의 쇠붙이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고, 간단한 말로도 남의 약점을 찌를 수 있다는 촌철살인寸鐵殺人이기도 하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든다.
그러나 나는 이런 쑥덕공론에 의한 갈등으로 혼란스러운 상황 하에서도 절망하지 않는다. 그만큼 우리 국민과 군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해군 작전사령부 전비전대 방문
*필자 오르편이 손영섭 전비 전대장(해사 36기)이고, 예하 참모들과함께..
나는 오늘 지난달 동해에서 실시된 한미 연합기동훈련에 이어 서해에서도 사상 최대의 합동기동훈련을 실시했고, 필승의 전승 의지 고취에 여념이 없는 해군 작전사령부(作戰司令部) 전비전대(戰備戰隊)를 특강(特講)차 방문하였다.
그리고 폭염에도 아랑곳없이 연일 대비태세에 매진하고 있는 장병들의 결연한 의지를 읽고 마음 든든했으나, 최근 북한은 천안함 공격을 끝내 인정치 않으면서 NLL에서의 포격이나 대승호 납북에 이어 3차 핵실험의 움직임도 예상되므로 비록 힘이 들드래도 긴장의 끈을 풀지말고 강군(强軍)을 만들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하고 돌아왔다.
그래서 나는 절망의 나락에서도 늘 상 무지개 너머를 바라본다.
무지개(Rainbow, 홍예, 색동다리)는 비가 그친 후에 태양의 반대쪽 하늘에 보이는 호(弧)를 이루는 색의 띠를 말하는데, 빨주노초파남보의 개성 강한 일곱 색깔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무척 아름답기도 하다.
따라서 이런 조화롭고 아름다운 무지개 너머를 바라보면 하나의 그릇 안에 섞여있지만 각각의 독특한 맛을 내는 샐러드처럼 다양성과 차이를 긍정하여 진정 쑥덕공론이 없고 소통만이 아니라 잡다해진 지식을 하나로 묶어내는 통섭의 사회를 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이제 우리 모두는 개인적인 이해관계에 의한 쑥덕공론일랑 아예 접어두고 진정 갈등과 분열이 치유되는 무지개 너머를 바라보자!
<네가 한 언행은 너에게로 돌아간다. (증자曾子)>
2010년 8월 13일
진해 천자봉 기슭에서
(예) 해군제독 청산 전상중 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