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JSF 사업. 어디로 갈 것인가?

▲영국 공군 조종사가 처음으로 F-35B 를 몰았을 때의 장면이다. 2010년 1월 10일.
얼마 전 영국에서 F-35B 계획을 포기시켜 100억파운드의 예산을 아끼자는 기사가 여러 곳에서 논란거리가 되고 있지만, 사실 100억 파운드라는 액수가 영국 언론에서 JSF를 상징하는데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여기, 2002년과 2010년에 등장한 서로 다른 100억파운드의 이야기는 현재 영국이 JSF에 가지는 애증과 고민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100억 파운드의 희비, 2002년.
2002년10월 1일 랭카셔 이브닝 포스트에서는 JSF의 첫 계약에 대해서 대대적인 기사를 내보냈다. “100억파운드 계약이 BAE의 일자리를 구했다!” 라는 제목의 기사는 영국이 JSF를 100억 파운드를 들여서 도입하는 것이 국방장관의 발표로 결정났을 때의 기사에서는, BAE 시스템즈가 자리잡고 있던 랭카셔어의 당시 분위기와, JSF 사업이 영국 산업계에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었다.
이 기사에서는, 록히드 마틴이 만들고 BAE와 영국의 몇몇 회사가 참여하는 “세계에서 가장 발전되고 스텔스한 STVOL(단거리 이륙 수직착륙) 전투기” 인 F-35 150여대를 100억 파운드의 비용을 들여 도입하기로 하면서, BAE의 많은 일자리가 보호받게 되며 추가 고용도 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같은 날, 조선-기계 연합 노조들은 BAE 시스템즈가 자국에 배당되어야 할 하청 계약을 해외로 빼돌려서 일자리를 줄이려고 하며, 당시 진행 중이었던 님로드 대잠초계기의 개조개량 사업들 중 일부를 폴란드의 PZL사로 하청을 주려고 한다고 주장했고, BAE의 근로자들은 고용 유지를 위한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서 전국에서 몰려드는 상황이었다.
100억 파운드의 희비, 2010년 영국.

▲보잉이 판보로 에어쇼에서 발표한 “사일런트 호넷”이 F-35를 대신할 수 있다는 보도가 이슈가 되었다.
이런 “영국 항공우주산업의 동앗줄” 취급을 받던 JSF지만, 8년이 지난 지금, 영국의 언론에서는JSF 사업을 포기하면 100억파운드의 예산을 절약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게 되었다. 더 선데이 타임즈의 “Navy jet switch to save £10bn” 이라는 기사가 바로 그것인데, 기사에서 등장한 국방부 관계자는 JSF를 “unbelievably expensive programme” 이라고 표현하면서, JSF 138대를 얼마 전 판보로 에어쇼에서 보잉이 발표한 슈퍼 호넷 인터네셔널 버전-속칭 사일런트 호넷- 50대로 대체하는 방안을 제시했는데, 사일런트 호넷 50대를 JSF 130대로 대체하면
-개발비의 추가 지출을 절약할 수 있으며
-운용 유지비의 추가적인 절감이 예상되며
-도입비용이 저렴해지고
-공군의 유인전투기를 유로파이터 한 기종으로 운용할 수 있어서 효율성이 향상되며.
-2015년 내에 항모에 배치가 가능해져서 실전 배치에도 유리해 질 것
이라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었다.
왜 JSF를 포기하려고 하는가?
▲미-영의 두 전직 수상과 대통령은 회담에서 영국에게JSF의 전면적인 기술공개를 약속했다.
왜 138대의 JSF를 포기하려고 하는가? 단순히 보면 지금까지의 막대한 비용 상승, 운용 유지의 비용적 불안요소, 개발 지연 등 ‘누구나 알고 있는’ JSF의 문제에 대한 반론으로 보일 수 있다.
실제로 동 기사에서는 “Congress has reneged on repeated promises by US President George W Bush” 라고 했듯이 부시 전 정권에서 확약한 완전한 기술이전에 대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표현이 있고, 또한 자국이 운용유지에 손댈 수 없는 “부분”(some elements) 이 존재하고, 이것은 기술적 문제뿐만 아니라 장래 유지비용 상승 요소가 된다고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JSF 사업을 포기하는 대체 요소가 “사일런트 호넷” 이라는 점을 설명해 주지는 못한다. 그것도 130대의 JSF를 대체하는데 50대의 슈퍼호넷을 제시하면서. 여기에는 영국 해군과 공군의 주도권 확보에 대한 논쟁과 속 사정을 살펴봐야 한다.
“해리어 통합 전투단” 을 계승하기 위한 JSF의 도입

▲영국은 함대방공 대신 타격임무에 항모의 임무가 집중되자, 지상공격능력이 우수한 공군의 해리어 GR.7으로 영국의 해리어 비행단을 통합했다.
먼저, 해군 입장에서 봐야 할 것은 JSF 사업이 “해리어 통합 전투단”을 계승-발전하는 사업이 된다는 것이다. 해리어 통합 전투단(Joint Force Harrier )이란 무엇인가? 조금 극단적으로 말해서, 해군 항공대를 없애버리고 공군이 해군 항모에서 순환 배치로 작전을 한다는 이야기다. 일종의 공군-해군의 통합 운용 형식을 띄고 있지만, 해리어 통합 전투단은 영국 공군의 4개 비행단이 영국 해군 항공대를 흡수한 편제이다.
영국 해군 항공대의 해리어 FA2는 암람 운용을 위해서 블루 빅센 레이더를 장비하고 엔진이 공군형 GR7보다 약하다는 점 때문에 열대에서의 실전 운용에 문제를 드러냈다. 아르헨티나의 대거 전투기를 상대로 한 방공전투가 아닌,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저항세력에 폭탄을 던지기에는 무장 장착대의 수가 부족한 것 역시 문제였다. 항모의 임무가 함대방공에서 폭탄 배달로 바뀌는 시점에서, 소수의 FA2를 살리기 보다는 지상공격능력이 뛰어난 공군형 GR7을 항공모함에 싣는 것이 훨씬 더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일부 해군 조종사들은 공군과 통합된 비행단에 남고, 해군 항공대가 사라지는 것을 아쉬워한 조종사들은 전역을 신청했다.
▲영국의 마지막 재래식 항모 아크 로열에서 이륙하는 F-4K. 사일런트 호넷의 도입이 성사되면 50여년 만에 다시 보잉(MD)사의 제품이 채택되는 것이다.
JSF 130대를 포기하는 대신 슈퍼호넷의 대체를 하겠다는데, 왜 50대만 도입하는 것인가에 대한 힌트를 바로 “해리어 통합 전투단”의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JSF의 도입 포기는 즉 해군 항공단의 부활을 의미하며, 네 개의 지상비행단의 전투기가 항모에 순차 배치되는 것이 아닌, 항공모함에 소속된 전투기들이 다시 생긴다는 것이다. 때문에 두 척의 퀸 엘리자베스 항모에서 상시 운용 가능한 수량 인 50여대의 사일런트 호넷으로 “JSF를 이용한 항모 타격전력”은 대체가 가능하다는 논리이다. 즉, JSF의 포기와 사일런트 호넷으로의 대체는 영국 해군이 일종의 “해군 항공대 부활”을 노리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둘, “공군에서 운용하는 JSF”의 역할에 대한 논란
그렇다면 공군은 JSF를 포기할 이유가 없는가? 꼭 그렇지만은 않다. 물론 항공모함에서 운용하지 않는 JSF가 의미가 없다는 것은 절대로 아니며, JSF가 항모가 아닌 지상에서 운용될 때에는 공군의 종심 타격 전력의 일환으로서 지상 공격을 담당한다. 영국 공군에서는 미래 종심 타격 전력인 순항미사일, 스텔스 전투기 JSF, (앞으로 개발-배치될) 무인전투기를 한 데 모아 FOAS라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불렀다.

▲영국의 FOAS 사업은 당초 토네이도를 대체할 스텔스 전폭기에서 여러 요소를 아우른 통합적인 종심 타격 시스템으로 변화되어 정의되었다. (CALCM은 스톰쉐도우 채택, LO전투기는 F-35 채택)
좀 더 명확하게 말하자면, FOAS는 원래 토네이도를 대체할 차세대 스텔스 전폭기였지만 여러 해의 연구 끝에 무인전투기, 순항미사일, F-35 스텔스 전폭기에 역할 분담을 통해 미래전에서 적의 종심을 타격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수직미익을 가지지 않고 유인 전투기보다 납작한 형상으로 모든 주파수의 레이더에 강한 스텔스성을 가지는 무인전투기가 가장 위험한 적의 방공망 제거를 맡으면, 순항미사일과 F-35가 나머지 표적을 공격한다는 전략인데, 문제는 공군의 작전지역. 그러니까 영국 본토와 나토의 최전방에서 적의 종심을 타격한다는 임무에 과연 (개발비와 획득비, 운용유지비가 상승하는)JSF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생겨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 현재 영국은 F-35에 스톰 쉐도우 순항미사일을 장착해 운용할 예정이다.
기사에서 나온 JSF의 포기를 통한 영국 공군의 개편도 바로 이 점을 담고 있다. F-35에 스톰 쉐도우 순항미사일을 넣어서 종심 공격을 하느니, 차라리 타이푼에 지상공격 능력을 추가해서 공군의 전술기를 타이푼으로 단일화 하는 것이 운용유지 측면에서 훨씬 효율적이라는 말이다. 확실히, 유로파이터에서 스톰 쉐도우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고, 500km가 넘는 사정거리를 가진 스톰 쉐도우 순항미사일을 발사한다면, 그 발사기체가 스텔스기인지 아닌지는 큰 중요점이 되지 않는다. 물론 스톰 쉐도우 순항미사일은 1회용이고, 싸고 간단한 JDAM을 F-35로 투발한다면 결국 순항미사일보다 훨씬 싸진다는 것이 기존의 입장이었지만, 정밀유도무기인 PGM은 점점 더 싸고 간단한 것에 집중하고 있다. 지극히 단순한 프로펠러와 날개로 구동되는 영국의 “럴커” 배회포탄(로이터 에뮬레이션) 가 그 단적인 특성을 보여준다. 
▲럴커 “배회 포탄” 은 정밀유도무기의 저가격화, 간단화를 상징하는 무기체계이다
물론 스텔스기가 Air-to-ground 임무에서 절대적으로 우세한 것이 현재의 정설이고, 순항미사일이나 정밀 유도 무기, 무인전투기는 스텔스 유인 전투기가 할수 있는 “적의 위협 하에서도 스스로 표적을 탐색하고 공격” 하는 임무를 맡지 못한다. 즉, 아직 JSF를 완전히 없애도 괜찮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 아니다. 없애도 괜찮다는 반대논리가 처음으로 나온 것이 이번 “사일런트 호넷 소동” 의 본질인 것이다.
JSF의 필요성에 대한 논쟁은 이제 시작되었을 뿐
100억 파운드 논쟁으로 불릴 말한 영국 JSF의 미래에 대한 논란은, 일단 JSF의 절대적인 생존에 더 큰 무게추가 실려있는 것이 사실이다. 만약 JSF를 포기하고 슈퍼호넷을 통해 해군 항공대가 부활한다면, 그것은 영국 공군이 가진 주도권-해외 원정작전에서의 역할- 을 상실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선진국 군대라도, 심지어 세계 최강 미국 군에서도 공군과 해군의 주도권 경쟁이 존재하는 것은 군의 보수적, 배타적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다만, 앞으로도 영국 해군 항공대의 부활과 JSF 프로그램에 대한 공격은 은 기존 기체를 개량해서 스텔스화 시키는 사일런트 이글의 등장처럼, 여러 가지 신 기술과 대체제의 등장을 통해서 정당성을 부여 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얼마 전에 영국이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혀진 전자식 캐터필터 역시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converteam에서 연구중인 전자기 캐터필터. 제인스는 7월26일자 보도로 영국이 전자기 캐터필터를 계속 연구중이라고 보도했다.
여담.
맨 처음 글에서 JSF로 BAE의 일자리가 확대된 것을 축하하는 언론보도를 인용했는데, 그렇다면 JSF를 포기하면 잃어버리는 일자리와 산업기반에 대해 걱정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현재 BAE 시스템즈에서 JSF 생산에 관여하는 공장은 와튼과 샘즈베리에 있으며, 500명의 근로자가 JSF의개발 및 생산에 참여하고 있다. JSF 프로그램의 포기는 이들의 실직을 의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