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일보] 적 잠수함 순식간에 격침 `실전 같은 대잠훈련'

김용호 기자

  • 입력: 2010.07.25 20:49:05 / 수정: 2010.07.25 20:49:05
  • 기 사

해군작전사령부 대잠전술훈련

  해군작전사 전비전대 대잠전술훈련장 함교에서 경북함 승조원이 어뢰 회피 기동에 성공한 직후 적 잠수함을 공격하기
위해 함정을 신속히 조함하고 있다.

해군1함대 소속 경북함 장병들이 해군작전사 전비전대 대잠전술훈련장에서 대잠전 훈련을 하고 있다.

지난 3월 북한의 천안함 피격사건으로 대잠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3일 함정 승조원들의 대잠수함 전술 숙달 훈련장인 해군작전사령부 전비전대의 시뮬레이션 대잠전술훈련장(ASWTT)을 찾아 경북함의 실제와 같은 가상 훈련 전개상황를 살펴봤다.편집자

 지난 23일 오전 11시 30분 경북 영덕 동방 10마일 해상. 맑고 쾌청한 날씨에 파고는 1m 내외로 잔잔했고 바람도 없었다. 장마가 소강상태를 보인 가운데 고온다습한 끈적끈적한 날씨가 기분 나쁘게 할 뿐 해상은 평화로웠다.

 이때 인근 해역에서 통상적인 해상경계임무를 수행 중이던 경북함 수중정보실에서 이상한 음파를 감지했다. 함미에 길게 늘어뜨려 끌고 다니는 예인소나(수중음파탐지기)에서 탐지한 것. 순간 찬물을 끼얹은 듯 승조원들의 얼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동시에 함교에서는 육안 접촉물을 확인하느라 분주했고, 전투정보실 전탐사의 레이더 접촉물 확인 작업이 일사불란하게 진행됐다. 육안이나 레이더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어두컴컴한 전투정보실에 1, 2초에 불과한 아주 잠깐 동안 침묵이 흘렀다.

 즉시 작전관은 위급한 상황임을 감지하고 함장에게 “전투배치”하겠다고 보고했다. 이에 이강혁 경북함장이 “전투배치” 명령을 내렸다.

 함장은 수중 접촉물을 적 잠수함이라고 판단하고 주변 해역에서 임무수행 중인 해상초계기 P-3C와 잠수함 킬러인 대잠헬기 링스를 긴급 요청했다. 함교와 전투정보실에서 승조원들의 긴박한 목소리가 오갔다. 함정 핵심부인 전투정보실 한가운데 해도 기점판 주변에는 함장이 부장·작전관에게 작전 지시에 분주했다.

 수중정보실에서는 예인소나로 잡은 미확인 수중 접촉물을 선저소나(HMS)로 정확하게 식별하기 위해 은밀히 접근했다. 최고도의 긴장을 유지한 채 음탐사가 수중 접촉물에 대한 침로를 산출했고 국적식별에 들어갔다.

 이때 위험을 감지한 적 잠수함이 갑자기 어뢰공격을 해 왔다. 동시에 경북함 수중정보실에서 “삐~삐~삐~” 요란한 경보음이 울렸고, 승조원들의 낯빛이 변했다. 지난 3월 26일 천안함을 두 동강낼 정도로 무시무시한 위력을 자랑하는 어뢰의 소음을 탐지했기 때문.

 함장은 즉시 “양현 전속, 좌현 전타” 명령을 내렸고, 경북함이 좌현으로 쏠리며 전 속력으로 기동하기 시작했다. 시속 60㎞로 작전 구역을 신속히 이탈했다.

 경북함은 무섭게 추격해 오는 어뢰를 따돌리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였다. 즉시 어뢰대항체계인 어뢰기만기 “1발, 2발, 3발, 4발”을 발사했고 동시에 또 다른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즉시 공격 모드로 전환했다.

 어뢰 회피 작전에 성공한 경북함은 작전 해역으로 출동한 P-3C와 링스, 주변 해상 세력과 합동작전을 폈다. 회피 기동으로 소실한 적 잠수함을 찾기 위해 P-3C가 인근 해상에 수십 개의 소나V(수동 소나)를 고기잡이 그물을 치듯 신속히 투하했다. 금방 수중 접촉물의 위치를 찾아냈고, 링스헬기를 투입해 디핑소나(능동소나)를 작동하자 적 잠수함의 움직임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적 잠수함의 위치를 찾은 경북함은 즉시 공격 작전에 돌입했다. “어뢰 공격 준비”라는 음탐관의 짧고 강력한 목소리가 함 내에 울려 퍼졌다. 적 잠수함을 잡은 음탐관의 눈빛은 먹잇감을 포착한 호랑이처럼 강렬했다.

 그러나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그리고 신속하게 공격이 용이하도록 조함했다. “침로 045도 잡아!” 적 잠수함을 공격하기 최적의 방향을 잡았다. 한 치 망설일 틈도 없이 자신에 찬 목소리로 함장에게 공격하겠다는 보고를 했고 함장의 명령이 떨어졌다.

 “CIC(전투정보실) 공격하겠음.”

 “CIC 어뢰공격 스탠바이.”

 “파이어!”

 “양현 앞으로 전속.”

 경북함은 어뢰가 적 잠수함을 공격하도록 신속하게 작전지역을 이탈했다. 일련의 과정들이 눈 깜짝 할 사이 이뤄졌고, 적 잠수함을 표시하는 빨간 흔적이 전투정보실의 음탐관 전시기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때 승조원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고 잇따라 자축의 박수소리가 터져나왔다. 결과는 성공. 경북함 승조원들은 긴장 때문에 옷이 흠뻑 젖어 있었다. 해군작전사 전비전대 대잠전술훈련장에서 경북함 승조원들이 1시간 30여 분간 진행한 대잠모의훈련이 막을 내렸다.

 이강혁(중령) 경북함장은 “잠수함은 탐지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대잠전에서는 먼저 찾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그래서 음탐사들은 능력 향상과 팀워크 훈련을 통해 대잠전 숙달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ASWTT는?
해양환경·장비운용 실제와 똑같이 적용
 대잠 환경과 세력을 실제와 유사하게 모사할 수 있는 해군작전사령부 전비전대 대잠전술훈련장(ASWTT)은 전투전대의 지휘능력을 향상시키고, 함정요원들의 대잠전술을 숙달하기 위해 2005년 14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건설했다. 

 447평의 전술훈련장은 2층 규모로 수상함(잠수함)과 항공기·통제실 등 총 8개로 구성돼 있으며, 함정의 실 장비와 동일한 크기와 기능으로 해양환경을 모사할 수 있다. 훈련의 범위는 개인임무숙달, 함정 팀워크훈련, 전단(대) 지휘훈련이 가능하다. 훈련 종목은 대잠 기본전술을 비롯한 응용전술, 종합전술까지 구현된다.

 1층에는 구축함 훈련장 2개와 종합 강평실이, 2층에는 구축함·호위함·초계함 교육이 가능한 훈련장 2개를 비롯해 훈련통제실과 P-3C 훈련장이 각각 1개씩 있고, 2개소의 링스 훈련장이 자리 잡고 있다.

 구축함·호위함·초계함 훈련장에는 조타 및 레이더 콘솔을 비롯해 3D 구현이 가능한 대형 화면 3개가 설치된 함교가 있고, 수상함 소나·어뢰대항체계 등 각종 음탐기가 설치된 수중정보실, 그리고 다기능 통제콘솔이 설치된 전투상황실이 함정의 장비와 똑같이 설치돼 있다.

 P-3C 훈련장 오른쪽에는 전진·상승·하강 모사가 가능한 조종 콘솔에 시각 훈련용 모니터가 있고, 전술운용콘솔에는 항공기 전술화면을 전시하고, 탐지체계와 무장운용체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링스 훈련장은 조종 콘솔에서 무장 운용이 가능하고, 음향콘솔에는 디핑 소나가 설치돼 바다 밑을 손금 보 듯 훤히 꿰뚫어 볼 수 있다.

 강평실에서는 훈련 결과를 보며 대잠전 발전방안에 대한 토론이 이뤄지고, 통제실은 가상 표적의 기동을 통제하고 기상, 해양환경을 모사할 뿐만 아니라 잠수함 출현도 통제하기도 한다.

 해양 환경은 파고 0~50m, 바람은 99노트까지, 시정은 16마일까지 구현이 가능하고, 비·구름·안개·눈을 1단계에서 8단계까지 적용할 수 있다. 동서남해 한반도 전 해역에서 모의훈련이 가능한 대잠전술훈련장은 실제 해상과 유사한 환경의 모사로 음탐사들의 식별 능력과 거리산출 능력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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